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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_해외영화

홍콩 영화 <화양연화> 추천 줄거리 결말 리뷰 출연진 후기/쿠팡플레이 영화

by 찬숙킴 2024. 4.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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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양연화> 부연 설명이 필요없을 정도로, 보지는 않았어도 제목은 누구나 알고 있는 홍콩의 대표적인 영화입니다. 2000년에 개봉한 왕가위의 영화로 당대 톱스타인 양조위와 장만옥을 캐스팅해 중년의 두 남녀의 완숙한 사랑을 담아냈습니다. 왕가위 특유의 미쟝센*이 탄탄한 스토리와 만나 그 퀄리티가 폭발한 작품인데요, BBC가 선정한 '21세기 위대한 영화 100편' 중 2위를 차지할 정도로 작품성에서 인정받은 영화입니다. 저는 개봉한 지 23년만에 쿠팡플레이를 통해 리마스터링 작품을 감상하였는데요, 매우 감명깊게 봐서 리뷰를 시작해보도록 하겠습니다.

 

 

개봉   2000.10.21.
등급   15세 관람가
장르   드라마, 멜로/로맨스
국가   홍콩, 프랑스
러닝타임   99분

 

 


 

1. 영화 줄거리

 

영화의 배경은 1962년 홍콩, 두 가구가 같은 날 바로 옆 아파트로 이사오면서, 분주하고 어수선한 분위기로 영화는 시작됩니다. 무역 회사의 비서로 일하고 있는 리첸(장만옥)과 그녀의 남편, 그리고 지역 신문사의 편집 기자로 일하고 있는 차우(양조위)와 그의 아내였는데요. 리첸의 남편은 사업상 일본 출장이 잦고, 차우의 아내 또한 호텔에서 일하는 관계로 집을 비우는 시간이 많습니다. 홀로 있는 시간이 많은 리첸과 차우는 끼니를 해결하기 위해 국수집을 드나들면서 자주 부딪히게 되고, 어느새 자연스레 가까워집니다.

 

그러던 어느날 차우는 리첸이 자신의 아내와 똑같은 핸드백을 가지고 있으며 리첸은 차우가 자신의 남편과 같은 넥타이를 매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하면서 자신들의 배우자가 자신들 몰래 만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둘은 어떻게 시작했을까요?

 

두 사람은 외도한 배우자들의 심리를 이해하기 위해 각자 배우자들의 불륜상대를 맡아 상황극을 연기합니다. 그렇게 수차례 만남을 가진 두 사람은 자신들도 모르는 사이에 서로 마음을 나누게 됩니다. 하지만 그들은 배우자들과 다르다며, 그 마음을 애써 거부하고, 두 사람의 마음을 주변 사람들이 눈치채기 시작하자 차우는 리첸을 위해 싱가포르로 떠나게 됩니다.  세월이 흘러 두 사람은 서로를 그리워하며 과거 흔적이 남아있는 장소를 찾았고, 그저 서로를 마음 속에 간직하는 것으로 영화는 마무리됩니다.

 

 

 


 

 

2. 너무나도 매력적인 캐릭터, 리첸에 대해서

 

리첸의 장만옥, 화양연화보다 더 많이 들어본 이름이었지만, 그녀의 작품을 한 번도 접한 적이 없었던 저는 장만옥이 어떻게 생겼는지조차 알지 못했습니다. 심지어 이 영화의 여주인공이 장만옥인지도 모르는 채  영화를 보기 시작햇지만, 리첸의 아름다운 겉모습 뿐 아니라 섬세한 눈빛과 표정, 분위기로 그녀에게 빠져들었습니다.

 

리첸은 늘 중국전통의상인 치파오를 입고 등장합니다. 빛바랜 화면으로 더욱 도드라진 리첸의 모습은 장면 하나하나가 작품과 같습니다. 치파오를 입고 머리를 곱게 올린 리첸의 모습은 눈을 뗄 수 없을 정도로 우아하고 아름답습니다. 큰 키에 가는 허리, 긴 목을 가진 그녀는 가지각색의 치파오를 소화합니다. 그녀는 사랑하는 남편이 출장에서 돌아오는 날에는 더 아름답게 꾸미지만, 남편이 출장으로 집을 비우는 날들도, 동네 국수집에 가는 와중에도 곱게 단장을 하고 나가는데요, 심지어 같은 날 다른 씬에서 다른 치파오를 입고 등장하기도 합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늘 흐트러짐 없는 리첸의 모습에서 완벽한 삶을 바라는 그녀의 소망이 느껴졌습니다.

 

 

 


 

 

3. 극히 주관적인 감상평

 

인생에서 꽃과 같이 가장 아름답고 행복한 시간

 

화양연화는 제가 처음으로 본 왕가위 감독의 작품입니다. 이 영화를 보고 그의 연출력에 반할 수 밖에 없었는데요. 전체적으로 느린 템포와 정적인 장면 구성들 때문인지 화양연화에 대해서 졸립다던가, 지루하다는 의견도 있을 만큼 영화에 대한 평은 극과 극으로 나뉘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저는 그러한 구성이 다소 특별할 것 없는 스토리의 영화를 매우 특별하게 만들어주었고, 그만큼 감독의 역량이 뛰어나다고 생각합니다. 배우의 연기나 대사보다는 화면 그 자체로 보여주는 이야기가 많아서, 비유하자면 소설보다는 한 편의 시에 가깝다고 느껴졌습니다. (M.C. the Max의 '사랑의 시'가 생각나네요..)

 

영화 구성이나 출연 배우만큼 압도적으로 기억에 남는 것이 이 영화의 배경음악입니다. 왕가위 감독은 배경음악을 잘 쓰는 감독으로 유명한데요, 화양연화에서도 리첸과 함께 천천히 흘러가는 첼로 음악, Yumeji's Theme이 때로는 그녀의 우아함을, 때로는 그녀의 고통과 쓸쓸함을 더욱 돋보이게 합니다. 단순히 '배경음악'으로 치부할 수 없을 정도로, 리첸의 정서까지 대변하듯 느껴지며 스토리에 완전히 스며들었다고 생각했습니다.

 

때로는 이루어지지 않는 사랑이 더 아름다울 수 있습니다. 리첸과 차우의 사랑도 이루어지지 못했기 때문에 아련하지만 아름다운 기억으로 서로에게 남고, 이 영화도 더 빛날 수 있었습니다.  이별의 방식도 어찌보면 참 유치하고, 일차원적이지만 그들의 순수함이 느껴집니다.  이별의 상황극, 그리고 앙코르와트의 구멍 속으로 밀어넣은 차우의 소심하고 비밀스러운 사랑... 그래도 인생에서 꽃과 같이 가장 아름답고 행복한 시간이 있었다는 것 자체로도 크나큰 행운이라고 생각합니다.

 

그 시절은 지나갔고, 이제 거기 남은 건 아무것도 없다.

먼지 낀 창틀을 통하여 과거를 볼 수 있겠지만 모든 것이 희미하게만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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