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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_해외영화

엠마스톤, 이전의 <크루엘라>들을 지워버리다.

by 찬숙킴 2024. 5.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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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리뷰할 영화는 엠마스톤 주연의 <크루엘라> 입니다. 원작 <101마리의 달마시안>에서 악녀 빌런인 '크루엘라 드 빌'의 젊은 시절을 보여주며 새롭게 재해석한 영화입니다.

 

그러고 보니 얼마 안 되는 제 블로그 포스팅 중에 엠마스톤 영화만 세 번째 리뷰입니다.(조만간 한 개 더 올릴 예정이지요.) 엠마스톤의 빅 팬으로서 영화 개봉 당시부터 봐야지, 했지만 디즈니 실사 영화를 그렇게 흥미롭게 본 기억이 없는 저로써는 쉽게 손이 가지 않더라구요. 거의 3년이나 지나서야 보게 되었는데, 제가 영화에 집중을 잘 하는 편이 아닌데도 불구하고 처음부터 끝까지 시간지나는 줄 모르고 보았습니다. 아직 저처럼 안 보신 분이 계시다면 강력 추천! 해드리면서 영화 리뷰를 시작해보도록 하겠습니다.

 

 

개봉   2021.05.26.
등급   12세 관람가
장르   드라마, 범죄, 코미디
국가   미국
러닝타임   133분

 


1. 영화 줄거리

처음부터 난 알았어. 내가 특별하단 걸 

 

반은 하얀 머리, 반은 검은 머리, 외모부터 범상치 않게 태어난 에스텔라(엠마스톤)는 착하게 지내라는 엄마의 당부에도 불구하고 불같은 성격으로 어릴 때 학교에서 쫓겨납니다. 결국 엄마와 함께 런던으로 올라온 에스텔라. 하지만 엄마는 거대한 성에서 달마시안 3마리가 덮쳐 절벽에서 추락하는 사고로 죽게 되고, 어린 에스텔라는 그 장면을 목격합니다. 졸지에 고아가 된 에스텔라는 자신과 같은 처지인 호러스와 재스퍼를 만나 함께 지내게 되고, 그들은 소매치기와 절도를 일삼는 도둑이 됩니다.

 

그러다 도둑질이 지겨워지기 시작한 어느 날, 옷 만드는 일을 하고 싶어했던 에스텔라를 위해 재스퍼가 그녀의 이력서를 위조하여 취직하도록 도와줍니다. 하지만 백화점에서 청소 업무를 맡은 에스텔라에게 기회는 쉽게 주어지지 않습니다. 답답해 하던 그녀는 모두가 퇴근한 밤, 혼자 술에 취해 백화점 쇼윈도에 사고를 치게 되는데요. 다음날 때마침 백화점에 들른 남작 부인(엠마톰슨)의 눈에 띄어 런던 패션의 최고봉인 '하우스 오브 바네로스'에 취직하게 됩니다. 

 

괴팍하지만 실력만큼은 최고였던 남작 부인은 에스텔라의 재능을 기특하게 여겼고, 에스텔라 역시 그녀에게 충성합니다. 그러던 어느 날 에스텔라는 남작 부인의 목걸이를 보고 자신의 엄마를 죽인 사람이라는 것을 알게 되는데요. 그렇게 남작 부인에게 복수하기로 결심한 에스텔라는 패션계의 이단아, 크루엘라가 되어 사사건건 남작 부인을 방해합니다. 

 

꼬리가 길면 밟히는 법. 결국 에스텔라가 크루엘라라는 사실을 알게 된 남작 부인은, 그녀를 집에 가두고 방화하여 그녀를 없애버리려 시도합니다. 하지만 크루엘라가 죽기 직전, 남작 부인의 집사가 그녀를 구해줍니다. 사실 크루엘라는 남작 부인의 딸이었기 때문입니다. 크루엘라는 양모의 복수 상대방이 본인의 친모인 사실을 알고 충격에 빠집니다. 하지만 그녀는 비범한 재능을 발휘하여 남작 부인의 집에서 자선 패션쇼가 열리는 날, 아무도 다치지 않게 정당한 방법(?)으로 복수에 성공합니다!

 

 


 

2. 내맘대로 감상 포인트

 

  • '크루엘라 드 빌 = 엠마스톤' 이 뇌리에 박히다

엠마스톤은 큰 눈 자체로 선한 인상에, 코를 찡긋하며 가지런한 치아를 보이는 특유의 미소가 트레이드마크인데요. 약간 덥수룩한 척 하는 에스텔라와 빌런인 크루엘라 모두 어쩜 그렇게 잘 표현하는지, 그녀의 미세한 표정 연기와 제스처에 영화를 보는 내내 감탄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어렸을 때부터 간직하던 101마리 달마시안 속 마녀의, 포악한 이미지가 한 순간에 사라지고, 저에게 크루엘라는 엠마스톤 그 자체가 되었습니다. 이제는 엠마스톤이 아닌 크루엘라는 상상이 가지 않네요. 에스텔라의 모습도 마냥 귀엽고 아름다웠지만, 특히나 크루엘라로 변신한 모습은 보는 내내 감탄할 정도로 무척이나 매혹적이었습니다. 게다가 미국인 그녀의 영국식 발음이 어찌나 섹시한지, 몇 번을 반복해서 봤는지 모르겠네요. 

 

  • 빌런 vs 빌런, 엠마스톤과 엠마톰슨의 팽팽한 대결 속 쉴틈없이 즐거운 패션 요소

재기발랄한 빌런 크루엘라와 존재 자체로 포스 넘치고 분위기를 압도하는 남작 부인, 두 사람의 신경전이 대단합니다. 누가 더 악한지 대결한다고 하지만 사실 악으로만 똘똘 뭉친 남작 부인에 비하면 크루엘라의 악 정도는 광기 어린 귀여움으로 보입니다. 두 사람이 대결이 거듭될수록 크루엘라는 분노를 패션에 녹이고, 그녀의 천재성이 폭발하는데요, 화려한 의상들과 남다른 이벤트(?)들로 보는 내내 눈이 즐겁습니다.

 

크루엘라의 독특한 머리색은 곧 그녀의 정체성을 대변합니다. 왼쪽의 하얀 머리는 양어머니를 사랑하는 등 그녀가 가진 착한 심성을 나타내고, 오른쪽의 검은 머리는 그녀가 원하는대로 하고 싶은 욕구와 욕망 등을 나타내는 것으로 보입니다. 자기 자신을 위해서라면 자식까지 없앨 수 있는, '선'이라고는 눈꼽만큼도 찾아볼 수 없는 남작 부인을 보면, 크루엘라의 악한 심성은 친어머니에게, 착한 심성은 친아버지에게 물려받지 않았을까 추측해봅니다.

 

 


 

3. 극히 주관적인 감상평

 

영화에서 백과 흑, 선과 악의 대비가 '크루엘라'라는 캐릭터를 통해 시각적으로도, 스토리적으로도 극대화되긴 했지만, 모든 사람은 선함과 악함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비단 크루엘라에 한정되어 볼 게 아니라고 개인적으로 생각합니다. 크루엘라는 남작 부인에게 뛰어난 패션감각과 동시에 어떻게든 원하는 것을 이루고자 하는 주도면밀함을 물려 받았습니다. 살아가면서 그러한 재능을 어떻게 사용하는지가 천재와 괴짜를 가르는 중요한 기준점이라고 생각하는데요. 양어머니가 돌아가시고 혼자 남은 에스텔라는 그 재능을 친구들과 도둑질하면서 사용했고, 도둑질이 지겨워지기 시작한 어느 날부터 그 재능과 열정을 옷을 디자인 하는 데에 쏟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양어머니의 원수를 알게 된 후에는 그 재능을 복수를 위해 사용하지요.

 

<크루엘라>는 디즈니 만화를 원작으로 하고 있지만, 크루엘라의 젊은 시절이라는 새로운 소재를 가지고 왔다는 점이 매우 흥미로웠습니다. 단순히 만화 줄거리와 거의 동일하게 실사화 한 영화 중, 제 입장에서는 무척 실망했던 영화가 많았습니다. 하지만 크루엘라는 기존에 알고 있던 캐릭터와 다르게 보이면서도, 머릿속에 기억되어 있는 이미지와는 완전 동떨어지지 않았고 달마시안과도 자연스럽게 연결시켰다는 점에서 좋았습니다. 2025년 <크루엘라 2>가 개봉된다고 하는데 벌써부터 너무 기대되는군요. 그 때는 당장 영화관으로 달려가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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