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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_국내영화

영화 <댓글부대> 줄거리 출연진 평점 실화 결말 후기 / 손석구 영화 추천

by 찬숙킴 2024. 5.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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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리뷰할 영화는 지난 3월 개봉한 손석구 배우 주연의 <댓글부대>입니다. 저는 신동엽 유튜브 콘텐츠인 '짠한형'에서 영화 홍보차 게스트로 나온 주연배우 4인을 보고 이 영화의 존재를 처음 알았습니다. 알고 보니 원작 소설이 TV 프로그램에서 몇 차례 봤었던 장강명 작가님의 장편소설이었는데요. 11년 동안의 기자 출신 작가 답게 실제 일어난 일을 모티브로 한 픽션을 더욱더 현실적이고 날카롭게 그려내고 있습니다. 제가 흥미롭게 본 것보다 실관람객 평점이 높지는 않지만, 정말 현실에서 일어났을 법하고 앞으로도 일어날 수 있는 일들을 고발하고 있기 때문에 한 번 쯤은 보시는 걸 추천드리고 싶습니다.

 

 

영화 댓글부대

 

개봉   2024.03.27.
등급   15세 이상 관람가
장르   범죄, 드라마
국가   대한민국
러닝타임   109분

실관람객 평점   7.59/10 (네이버 영화 기준)

 


 

1. 영화 줄거리

 

영화는 사회부 기자 임상진(손석구) 중심으로 돌아갑니다. 대기업 ‘만전’의 비리를 취재하지만 오보로 판명되며 6개월 후 복직하자는 편집국장의 말을 받아들이고 정직 당합니다. 하지만 6개월 후, 약속했던 편집국장은 사라지고 새로 온 편집국장은 그의 복직을 거부하며, 그 어느 언론사도 오보기자로 낙인찍힌 그를 받아주지 않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의문의 제보자가 찾아옵니다.

 

기자님 기사 오보 아니었어요. 다 저희들이 만든 수법이에요. 악플도 다 가짜예요

 

자신을 온라인 여론 조작을 주도하는 댓글부대, 일명 ‘팀알렙’의 멤버라고 소개한 제보자 '찻탓캇(김동휘)'. 그는 댓글 공작 메커니즘을 통해 어떻게 댓글로 여론조작을 하는지 상세히 알려주며, 돈을 위해 그 동안 본인들이 한 짓을 상진에게 털어 놓습니다. 그리고 그 비리의 중심에는 또다시 만전이 있었는데요. 수상한 이 제보자, 믿어도 되는 걸까요? 어디부터 진실이고, 어디까지 거짓일까요?

 


 

2. 내맘대로 관람 포인트

 

  • 댓글부대의 기발한 수법과 원작과의 비교

댓글부대 3인이 치밀한 뒷공작을 벌이는 과정들은 예측하기 어렵고, 저같은 평범한 사람은 상상하지 못할 정도로 기발합니다. 여론을 조작하는 자들에게 '기발하다' 라는 표현이 적합할지는 모르겠으나, 이들이 행하는 수법들은 신기하면서도 현실에서 충분히 실현 가능해 보입니다. 인스타그램이나 여러 커뮤니티, 인터넷 카페 등을 이용해 없던 일도 진실처럼 만드는 기술들이 펼쳐지면서 우리가 봤던 여러 댓글들이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갑니다.

 

그만큼 감독이 인터넷 커뮤니티에 대한 지식을 가지고 누리꾼들이 어떻게 커뮤니티 활동을 하는지에 대한 심리를 이해하여 탁월하게 표현했다고 생각합니다. 현실의 커뮤니티를 이용해 본 사람들이라면 익숙할 만한 사이트 디자인과 다양한 짤방 같은 시각적 요소들도 소설과는 다른 영화만의 재미를 더해주는 것 같습니다.

 

원작소설은 '팀 알렙'의 이야기를 중심으로 돌아가며 인터넷 여론의 순기능과 역기능을 악의적으로 이용하는 정치권력, 그들의 하수인으로 살다가 용도가 끝나면 결국 폐기되어 참혹한 삶을 살아가는 사회의 낙오자들의 모습을 그려내고 있다고 합니다. 하지만 영화에서는 보다 임상진의 이야기를 더 많이 하고 싶었다고 감독이 밝혔습니다. 개인적으로는 범죄자의 입장 보다는 기자의 관점에서 스토리를 진행함으로써 사회 고발적인 느낌을 더해주었다고 생각합니다. 한편 영화에서는 원작의 정치권력(국정원) 보다는 대기업의 대중 조작 세력들을 주로 다루고 있어 대중매체의 한계점도 존재합니다.

 

  • 어디까지 실화이고, 어디까지 픽션인가?

영화를 보며 실제로 발생한 사건들을 연상시키는 요소들을 찾아내는 것도 하나의 재미 요소인 것 같습니다. 본 영화는 PC통신 유료화 반대 시위부터 하이패스 방해 전파 사건, 대기업 정규직 여론전담팀 등 현실의 여러 요소들을 차용해 만들어낸, 한국에서는 특히 보기 힘든 밀착형 사회고발 영화입니다. 작중 발생하는 사건들은 명칭만 다르게 했을 뿐 실제 발생한 사건들이 모티브가 되었으며, 실제 제보자들의 증언과 함께 감독의 상상력을 더해 만들어졌습니다.

 

특히 영화는 시작과 함께 '등장인물과 기관, 단체 이름을 가명으로 사용했을 뿐 나머지는 모두 있는 그대로의 사실' 이라는 안내가 나와 저는 영화의 모든 전개가 실화라고 생각하며 봤습니다만, 엔딩크레딧에 원작 '소설'을 보고 혼란에 빠졌습니다. 실제로 원작 소설에 대해서도 작가는 픽션이라고 밝혔다고 하죠. 그렇다면 결국 본 영화도 픽션이라는 것인데, 도대체  어디까지 실화이고 어디까지 픽션인걸까요?

 

영화에 차용된 실제 사건들과 비교했을 때 각 사건의 시점들이 꽤 차이가 나기 때문에 임상진 기자 위주로 돌아가는 스토리 자체는 실화가 아님을 알 수 있습니다. 약 30년 간 실제 일어난 사건들을 재구성 했다고 합니다.

-  2004년 하이패스 방해 전파 사건

 2008년 대기업 정규직 여론전담팀 발언

 2014년 KT&G의 신형 담배 바이럴 광고 의혹

 2022년 대기업 댓글부대 폭로 게시글(디시인사이드)

그만큼 실제 요소들을 스토리 내에 적당히 배치하고 자연스럽게 연결지음으로써 관객도 어디까지가 실화이고 어디까지가 픽션인지 모르겠는 완성도 있는 작품을 만들어 냈습니다.

 

 


 

3. 극히 주관적인 감상평

 

결국 찻탓캇의 수상한 제보는 임상진을 아예 의도적으로 엿먹이려고 시작한 것이 밝혀집니다. 그런데 찻탓캇의 제보가 전부 거짓인지, 일부만 거짓인지, 전부 진실인지는 영화가 끝날 때까지도 확실하게 밝혀지지 않는데, 이건 감독이 의도한 부분이라고 하네요. 그의 제보가 거짓임이 밝혀진 순간부터 혼란이 찾아옵니다. 아무것도 믿을 수 없는 상황에 놓이게 된 것이지요.

 

결말은 '어디까지가 진실이고 어디까지가 거짓인가'라는 본 영화의 주제를 메타적으로 확장했는데, 지금까지 영화 내에서 들려준 댓글부대의 제보, 더 나아가 주인공이 들려 준 영화의 모든 내용마저 어디까지가 진실이고 어디까지가 거짓인지 알 수 없도록 만드는 열린 결말을 택했습니다. 앞에 짧게 말씀드렸던 실관람객 평점이 그리 높지 않은 이유가 사실 여기에서 비롯된 것이었는데요. 중후반부까지 흥미롭게 보던 관객들도 결말에 대한 평가가 혹평으로 기울고 있으며 저 역시 아쉬움을 느꼈던 부분입니다. 결말을 보여주지도 않았을 뿐만 아니라, '도대체 무엇을 믿어야하는가' 혼란스러운 상황에서 너무 갑자기 끝맺음 되어버리는 느낌에 당황스럽기도 했었는데요. 이러한 결말과 관련해서 감독의 숨은 의도에 극찬을 하는 관객들 또한 적지 않은 것을 보면 영화를 한 번 더 보면 느낌이 다를까 생각해보기도 합니다.

 

본 영화는 보통의 범죄 영화 와는 다르게 범죄자들을 응징하는 것보다는 사회 어두운 면을 파헤치고 고발하는 데 집중하고 있기 때문에 영화 특성상 결말을 내리기 힘들었을 것 같습니다. 범죄자들은 한정돼 있지 않고 지금 이 순간에도 댓글과 여론을 조작하고 있을 것입니다. 

 

사실 저도 인터넷 기사나 SNS 게시물들을 보면 내용도 보지만 댓글 반응도 많이 보는 편입니다. 말도 안되는 댓글들도 많고 댓글 알바가 있을 거라는 생각은 해봤지만 저렇게 조직적이고 치밀하게 움직일 거라는 생각은 못했던 것 같습니다. 2007년 인터넷 실명제가 도입됐는데도 불구하고 여론 조작이 가능한 것을 보면 큰 효과는 없나 봅니다. 여러모로 생각이 많아지는 영화였고, 장르에 대한 호불호는 갈릴 수 있겠으나 이러한 용감한 영화가 좀 더 많이 나왔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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