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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_해외영화

영화 <스즈메의 문단속> 줄거리 리뷰 후기 결말/웨이브 영화 추천/일본 애니메이션/신카이 마코토

by 찬숙킴 2024. 5.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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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3월 개봉하며 '문단속 열풍'을 몰고왔던 일본 애니메이션 영화 <스즈메의 문단속>을 드디어 보게 되었습니다. 이 영화는 <너의 이름은>, <날씨의 아이> 등을 제작한 신카이 마코토 감독의 작품으로, <더 퍼스트 슬램덩크>까지 제치고 역대 국내 개봉 일본 영화 1위를 달성하는 등 엄청난 성과를 거두었습니다. 포스터만 보더라도 색감이 너무 아름다운데요. 현재 웨이브에서 무료로 볼 수 있습니다. 저는 웬만하면 더빙판은 안보는데 의도치 않게 더빙판을 먼저 접하게 돼서 원작으로 다시 봤습니다. 결론은 더빙판보다는 역시 원작이 좋아요. 더빙판으로 보신 분들은 원작을 꼭 보시기를 추천드립니다.
 

 
개봉  2024.01.10.
등급  12세 이상 관람가
장르  애니메이션
국가  일본
러닝타임  122분


 

1. 영화 줄거리

“이 근처에 폐허 없니? 문을 찾고 있어”

규슈의 한적한 마을에 살고 있는 소녀 ‘스즈메’는 어느 날 문을 찾아 여행 중인 청년 ‘소타’를 만납니다. 눈에 자꾸 아른거리는 그의 뒤를 쫓아가보니 산속 폐허에서 낡은 문 하나가 덩그러니 있습니다. 호기심에 문을 열어 본 스즈메. 문 속에는 새로운 세상이 보이는데, 아무리 들어가고 싶어도 들어가지지 않습니다. 뒷걸음질 치다 발에 걸린 돌덩이를 꺼내들자, 돌덩이가 살아나더니 빠르게 사라집니다. 이상하고 무서운 이 곳, 스즈메는 열었던 문을 닫지도 않고 부리나캐 도망갑니다. 하지만 그 문으로부터 '미미즈'가 빠져나와 마을에 재난의 위기가 닥쳐오고, 가문 대대로 문 너머의 재난을 봉인하는 토지시 소타를 도와 간신히 문을 닫는데 성공합니다.
 
재난을 막았다는 안도감도 잠시, 수수께끼의 고양이 ‘다이진’이 나타나 소타를 의자로 바꿔 버리고 일본 각지의 폐허에 재난을 부르는 문이 열리기 시작하자 스즈메는 의자 소타와 함께 재난을 막기 위한 여정을 떠납니다. 재난을 막기 위해 일본 전역을 돌며 필사적으로 문을 닫아가던 중 다이진의 저주를 받은 소타는 요석으로 굳어버립니다. 소타를 살려내기 위해 소타 할아버지를 찾아간 스즈메. 그에게 힌트를 얻고 찾아간 어릴 적 고향에서 스즈메는 잊고 있던 진실과 마주하게 되는데… 스즈메는 소타를 살려낼 수 있을까요?
 


2. 내맘대로 관람포인트

 

  • 아름다운 영상미와 섬세한 연출

신카이 마코토 감독의 작품답게 아름다운 영상미와 섬세한 연출이 돋보입니다. 영화 초반 스즈메가 문을 여는 순간 보랏빛 세계의 영상미에 압도되어 단숨에 몰입됩니다. 또한 큐슈의 한적하면서 청량한 시골 느낌, 도쿄의 웅장한 느낌, 그 외에도 시코쿠, 고베 등 다양한 일본 도시를 배경으로 영화가 전개되는데요. 일본 여행을 갔을 때 봤던 편의점, 주차장, 지하철역 등이 실제적으로 그려지고 도시들이 아름답게 묘사되어 간접적으로 일본 여행을 하는 듯한 느낌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또한 적재적소에서 흘러나오면서 영화 분위기에 매우 잘 어울리는 OST 또한 작품의 완성도에 큰 몫을 합니다.
 

  • 일본의 전통적인 문화와 현대적인 요소의 조화

영화는 일본의 전통적인 문화와 현대적인 요소를 조화롭게 결합하여, 관객들에게 새로운 경험을 제공합니다. 영화 속에서 등장하는 '문'은 일본의 전통적인 문화에서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문은 인간과 자연, 과거와 현재를 연결하는 통로로 여겨지며, 영화에서는 이러한 문을 통해 인간의 삶과 죽음, 그리고 운명을 다루고 있습니다. 또한 일본 특유의 지진에 대한 트라우마와 이에 대한 경각심, 공포등을 일본 토속 신앙과 함께 작품 속에 잘 녹여낸, 지극히 일본적인 영화라고 할 수 있는데요. 이런 부분에 대해서 상당한 호평을 내리는 사람들이 있는 반면 결국 내수용 아니냐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고 합니다.


한편으로는 지진이라는 일본 특유의 재난을 극복하기 위해 미미즈가 떨어지는 것을 막고 문을 봉인하려 최선을 다하는 인간의 용기와 희망을 보여주기도 합니다. 한 평론가는 '재난으로 상처난 세계를 희망으로 어루만지는 신카이 마코토의 봉합술'이라고 표현하기도 했습니다.
 

  • 미워할 수 없는 귀여움, 다이진

영화를 두 번 봤지만 다이진이 착한 캐릭터인지 나쁜 캐릭터인지 잘 모르겠습니다. 중반까지는 계속 문을 열고 다니며 미미즈가 나오게 하는 악역인 줄만 알았습니다. 나중에 알고 보니 그건 아니었지만 소타를 의자로 만들고 요석으로 만든 건 사실입니다. 다이진은 두 얼굴로 자신을 살아나게 해준 스즈메를 아주 좋아하고 응원했으며, 소타는 방해가 된다며 그에게 저주를 걸었습니다. 어떤 캐릭터인지 답을 내리지 못하겠지만, 한 가지 확실한 것은 너무 귀여워 미워할 수가 없다는 것입니다.
 


 

3. 극히 주관적인 감상평

 
저에게는 사실 이 영화가 쉽지만은 않았습니다. 아직까지 이해하지 못하고 끝난 부분들이 있습니다. 다이진과 사다이진의 관계도 잘 모르겠고 그들이 무슨 생각이었는지도 잘 모르겠습니다.

실관람객 평점을 보면 영화를 보면서 어느 쪽에 주목했느냐에 따라 평가가 갈리는 것 같습니다. 영상미나 OST에 주목했다면 호평을, 서사 구조나 인물 관계에 주목했다면 혹평을 내리는 경향이 강합니다. 저는 양측 의견 다 동의하는 부분입니다.

영화 중후반의 도쿄 상공까지 스토리와 그래픽이 절정에 이르며 정말 흥미롭게만 봤던 것 같습니다. 저는 개연성에 딱히 민감한 편은 아니거든요. 영화니까, 드라마니까, 하면서 나름 이해하면서 보는 편인데 후반부 스즈메의 뜬금없는 감정선은 조금 많이 당혹스러웠습니다. 연애 기류가 전혀 없던 스즈메와 소타 사이에서, 스즈메가 갑자기 "죽는 건 안 무서운데 소타가 없는 세상을 사는 건 무섭다"고 외치며 자기가 대신 요석이 되기까지 하겠다는 대사가 나오는데요. 차라리 그런 사랑에 빠진 대사가 아닌 본인의 실수와 잘못을 책임지려는 모습으로 갔다면 훨씬 나았을 것 같습니다. 이 순간 스즈메의 책임감과 사명감은 사라지고 사랑에 빠진 소녀 모습 밖에 남지 않아 조금 아쉬웠습니다. 

하지만 이 부분을 제외하고는 스토리도 대부분 좋았고, 앞서 말씀드렸듯 영상미와 OST가 정말 훌륭하였으며, 문과 지진이라는 소재도 흔히 볼 수 없는 내용이라 매우 흥미로웠습니다. 스즈메가 자신의 고향에서 과거의 자신과 마주하며 어머니와의 이별을 극복하는 결말도 좋았습니다. 저는 신카이 마코토 감독의 작품은 처음 본 것이었는데요, 가까운 시일 안에 유명한 다른 작품들도 볼 생각입니다. <스즈메의 문단속> 아직 안 보신 분들이 계시다면, 적극 추천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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